유방암 환자는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매 끼니를 양질의 단백질 식품과 식사의 3분의 2 이상을 채소, 과일, 곡물 등의 식물성 식품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그러나 유방암 환자인 저는 어떤 식품들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섭취 시 주의할 점은 없는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오늘은 유방암 환자가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식품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유방암 환자가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식품들
1. 달걀
달걀노른자가 달걀흰자보다 열량이 3배 정도 높고 지방 함량이 높다고 하여 달걀노른자를 안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단백질은 달걀흰자에도 풍부하게 들어있지만 달걀 속 비타민과 미네랄은 대부분 달걀의 노른자에 함유되어 있으므로 달걀노른자와 흰자를 함께 드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달걀노른자에는 185~240mg 정도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되어 있지만, 그와 동시에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억제해 주는 레시틴 성분도 풍부합니다. 단, 달걀을 한꺼번에 많이 먹거나 매일 섭취하기보다는 주 2~3회 정도 채소나 과일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2. 간, 곱창, 꼬리곰탕, 사골국, 선짓국 등
간, 곱창, 꼬리곰탕, 사골국 등은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식품이므로 유방암 환자는 특히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포화지방산은 버터, 팜유, 쇠기름, 돼지기름, 베이컨, 과자, 우유 등의 순으로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포화지방산의 과다 섭취는 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당뇨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포화지방산을 과다 섭취할 경우에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췌장암 등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또 포화지방산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데, 이때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서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화지방산은 혈전을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포화지방산은 하루 권장량인 하루 총열량의 7% (15g) 미만을 섭취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3. 콩
콩은 지방 함량은 낮고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이므로 유방암 환자는 콩밥, 된장, 두부, 그리고 두유 등 다양한 형태로 매일 1~2회 정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콩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이 호르몬 관련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며,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긍정적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콩을 환(예:청국장환 등)이나 가루, 즙, 진액 등의 건강보조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은 특정 영양분을 과다하게 섭취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3. 아마씨
아마씨는 식이 섬유, 리그난, 알파 리놀레선, 그리고 감마-토코페롤 등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식이 섬유는 섭취 시 포만감을 주어 체중 증가, 과체중 그리고 비만 등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어 체지방과 관련된 암의 위험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씨에 함유된 리그난은 아마씨 외에도 참깨, 귀리, 밀, 보리, 콩, 브로콜리, 양배추, 살구, 그리고 딸기 등에도 있는 성분으로 항산화 효과, 유방암 예방,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씨가 유방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관련 연구 결과와 안정성에 대해서 현재까지는 충분한 입증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아마씨를 섭취할 경우 복용 중인 약물 흡수를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 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석류
갱년기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진 식품인 석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인 피토에스트로겐이 풍부하여 일부 암과 골다공증, 그리고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및 비타민, 마그네슘, 철 등이 풍부하여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며 생리 불순 완화에도 도움이 줍니다. 그러나 식물성 여성 호르몬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석류는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 자궁근종의 크기를 증가시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유방암 환자의 경우 석류를 과일 그대로 소량 섭취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석류즙이나 석류농축액은 당분을 많이 함유하여 포만감 없이 열량 섭취를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 자몽
자몽은 비타민 C가 풍부하여 피부 미용에 좋고, 펙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자몽은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며 항염증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자몽은 칼로리는 낮고 수분 함량은 높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몽에는 석류와 마찬가지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국에서 폐경기 여성 5만 명을 대상으로 자몽과 유방암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하루에 자몽 4분의 1을 먹는 여성이 자몽을 전혀 먹지 않는 여성보다 발병 위험이 30% 높았습니다. 그러므로 유방암 환자의 경우 자몽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만약 섭취한다면 과일 형태로 소량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저는 건강할 때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을 이제 조심하며 먹어야 하는 상황이 가끔 힘이 듭니다. 특히 과일 중에 자몽을 많이 좋아했었는데 유방암 진단 이후에는 전혀 먹지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니 잘 참아보려고 합니다.
제가 9월 19일에 재건수술을 하고 한 동안 글을 못 올렸는데, 이제 체력이 많이 좋아졌으니 힘내서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조만간 '유방암 환자 별리포터의 환자 식단 3탄'도 올려보겠습니다.
오늘도 힘든 치료 과정들을 이겨내고 계신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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